[데일리메디] 확신과 집념이 일궈낸 인공관절 로봇수술
- 작성일2017/05/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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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억원이다. 여기에 제반시설까지 갖추려면 40억원의 비용이 수반된다. 일반 로컬병원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않은 투자이지만 오롯이 ‘환자’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인공관절수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로봇수술. 서울 강동에 위치한 사랑플러스병원은 지난해 7월 과감히 이 로봇수술을 도입했다. 통상적으로 수술로봇은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 신우성형술 등 외과계열 수술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돼 있지만 관절질환에 최적화된 로봇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로보닥(ROBODOC)’. 이 장비는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없는 정교한 영역까지 정밀하게 손상된 관절 뼈를 제거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대중화된 지 오래지만 국내는 아직 생소하다. 시스템 도입 후 최근 로봇수술 100례를 성공리에 마친 사랑플러스병원 국희균 원장의 평가는 예찬에 가까웠다. 적어도 환자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확신도 함께였다.
국희균 원장은 인공관절수술 1만례의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의사다. 진료실에서는 자상하고, 수술실에서는 냉철한 그에게 환자들은 무한 신뢰를 보냈다.
환자들이 몰리면서 기존 의원급 의료기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개원 후 10년도 되지 않아 병원으로 확장했다.
인지도에 환자 충성도까지 높아 병원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국희균 원장의 마음 한 켠에는 늘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삐뚤어진 편견을 접할 때마다 공허함이 커졌다. 그러던 그에게 우연찮은 계기가 찾아왔다.
2003년 연수를 위해 찾은 독일에서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접하게 된다. 기존의 수술 오차를 크게 낮추고, 부작용과 합병증 위험이 없는 신기술은 단박에 그를 매료시켰다.
당장이라도 도입하고 싶었지만 걸림돌이 적잖았다. 로보닥의 순수 장비가격만 20억원에 로봇수술에 최적화된 시스템까지 갖추려니 4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대중화 되지 않았던 시술이었던 만큼 술기를 배울 곳도 마땅치 않았다. 이 때부터 국희균 원장의 로봇수술 앓이가 시작됐다.
일단 술기를 익혀야 했다. 1년에 십 수번씩 외국으로 나가 과외를 받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인고의 시간들이었다.
마침내 2016년 7월 사랑플러스병원에 로봇인공관절수술이 도입됐다. 국희균 원장은 “환자에게 보다 나은 치료를 제공하는 게 의사의 도리”라는 말로 당시를 술회했다.
국희균 원장의 로봇수술 예찬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로봇인공관절수술은 의사의 손으로 힘든 정밀한 공간의 수술을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뼈 절삭과 오차를 줄여준다.
올소닥(ORTHDOC)이라는 로봇이 환자의 관절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아주 섬세한 수술 계획을 수립하면 로보닥(ROBODOC)이 수립된 데이터에 따라 정밀하게 손상된 뼈를 제거한다.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수술 오차를 크게 낮춰 재수술 가능성을 줄여주고, 최소 절개, 합병증 감소, 입원기간 단축 등으로 호응을 얻었다.
로봇인공관절수술은 기존 수술과의 비교연구를 통해서도 그 장점이 입증됐다. 국희균 원장은 그동안 시행한 100건의 수술 데이터를 중심으로 일반적인 인공관절수술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수술 간 출혈량은 147.7cc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70~80대 노인들의 경우 15Occ 이상 차이가 났다. 젊은 층에서는 무수혈 수술도 가능할 정도의 수치를 보였다.
보행측정 결과에서도 로봇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군은 정상인의 보행패턴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었고, 수술 성공의 가늠자인 하지정열 각도 비교에서도 로봇수술은 0°에 근접했다.
국희균 원장은 “정교하고 정밀한 로봇인공관절수술을 통해 합병증과 부작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로봇수술의 대중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봇인공관절수술 가격은 일반수술에 비해 무릎 한쪽 당 50만원이 더 비싸다. 만약 양쪽을 모두 수술할 경우 1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또한 골다공증과 같이 뼈의 강도가 지나치게 약하거나, 변형이 심한 재수술의 경우 로봇을 이용한 관절수술은 어렵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사 원문 링크 >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18588&thread=22r02